전세사기로 1000가구 쫓겨날 판···인천 미추홀구에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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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요솔행
작성일23-02-08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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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인천 미추홀구 A아파트. 14층짜리 2개 동 104가구에 사는 이 아파트는 최근 통째로 법원 경매에 넘어갔다. 내년 1월 경매가 진행돼 낙찰자가 선정되면, 입주민들은 전세보증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길거리로 나앉게 생겼다. 이 아파트는 각 동마다 집 주인이 1명씩이다. 분양도 진행되지 않아 입주민들은 전세로 살고 있다.
B씨(45)는 계속 오르기만 하는 서울의 부동산 대란에 떠밀려 인천으로 왔는데 뉴스로만 접했던 전세 사기 피해를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그는 2020년 A아파트 59㎡(18평)을 7200만원에 계약해 살고 있다. 전세가는 올해 재계약 과정에서 7560만원으로 올랐다.
B씨는 “공인중개사 말로는 근저당이 1억2000만원 있었는데, 재력가인 집주인이 거의 갚았다고 했고, 나중에 문제가 돼도 다 책임진다는 말을 믿었다”고 말했다. B씨는 “아파트가 경매에 낙찰돼도 최우선 변제금으로 손에 쥐는 것은 2700만원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집주인 2명이 모든 집에 대해 근저당을 설정해 은행대출을 받아 놓은 뒤 분양대신 전세를 놓고, 전세금을 다른 곳에 투자했다가 최근 경기불황에 따른 고금리로 근저당 이자를 못내 경매에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추홀구 3개동 72가구가 사는 C아파트도 한꺼번에 경매가 진행중이다. 7500만원에 전세를 사는 D씨는 “건물주, 공인중개사, 관리업체가 인감증명서와 공제증서, 이행각서까지 보여주고 써주는데 안 믿을 세입자가 어디 있겠냐”며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가자 이번엔 컨설팅업체는 경매 물건을 사라며 사채까지 알선해 준다고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미추홀구 관내에 60가구가 있는 E아파트는 이미 경매로 낙찰자가 결정돼 세입자는 집을 비워줘야 할 판이다. F씨(45)는 전세 9000만원에 지난해 8월 입주했지만 집주인이 1억5500만원의 은행 근저당 이자를 내지 못하면서 경매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E아파트 낙찰가는 1억1000만∼1억5000만원 정도이다.
F씨는 “동네에서는 1억1200만원에 낙찰받은 집주인이 임차인에게 1억8000만원에 집을 사든지, 아니면 집을 비워달라고 한 경우도 있다”며 “E아파트 세입자들은 이제 모텔을 알아봐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천시청에서 21일째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G씨(60)는 “82살 어머니가 폐지를 줍는 등 혼자서 어렵게 벌어 마련한 전세금 7800만원을 모두 떼이게 생겼다”며 인천시에 대책을 호소했다.
인천 미추홀구에 전세 사기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세 사기는 나대지와 단층 주택을 헐고, 은행에서 대출받아 지은 나홀로 아파트나 빌라·연립 주택 등에서 주로 벌어지고 있다. 대형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 인기가 없어 분양이 안되자 임대인들이 전세를 놓아 매매가도 없다. 집 살 돈이 없는 서민들이 싼값으로 전셋집에 들어갔다가 평생 모은 재산을 잃고 길거리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 채 전세 사기를 당했던 입주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을 공유했고, 미추홀구 피해 입주민들은 자체적으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대책위원회(전세사기대책위)’를 꾸리고 정부와 인천시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전세사기대책위 관계자는 “전세 사기는 집주인이 은행에서 빌린 원금의 이자를 못내고 전세금 빼돌려 다른 곳에 투자했다가 경기 불황으로 자금줄이 막혀 경매에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은 건물을 짓기 위해 돈을 빌려주고 이자까지 챙기면서 경매에서도 선순위 임차인과 후순위 임차인의 근저당 금액이 동일하게 설정돼 있어 공모 의혹도 있다”고 말했다.
전세사기대책위에는 16개 단지 1000여 가구가 넘게 가입했다. 피해 금액도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사기대책위는 피해 입주민을 위해 긴급주거지원과 경매중지, 전세사기피해 지원 원스톱 센터 설립, 전세자금대출기한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피해가 커지자 인천 미추홀구는 태스크포스(T/F)팀까지 만들었다. 미추홀구는 현재 651가구의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전세 계약이 끝나고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보증사고도 지난 9월 기준 195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인천시와 함께 피해구제선터 설치를 국토부에 건의하고 있으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도시공사(iH)의 임대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경찰청은 미추홀구 전세 사기 사건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50여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며 “조만간 주범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191696?sid=101
B씨(45)는 계속 오르기만 하는 서울의 부동산 대란에 떠밀려 인천으로 왔는데 뉴스로만 접했던 전세 사기 피해를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그는 2020년 A아파트 59㎡(18평)을 7200만원에 계약해 살고 있다. 전세가는 올해 재계약 과정에서 7560만원으로 올랐다.
B씨는 “공인중개사 말로는 근저당이 1억2000만원 있었는데, 재력가인 집주인이 거의 갚았다고 했고, 나중에 문제가 돼도 다 책임진다는 말을 믿었다”고 말했다. B씨는 “아파트가 경매에 낙찰돼도 최우선 변제금으로 손에 쥐는 것은 2700만원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집주인 2명이 모든 집에 대해 근저당을 설정해 은행대출을 받아 놓은 뒤 분양대신 전세를 놓고, 전세금을 다른 곳에 투자했다가 최근 경기불황에 따른 고금리로 근저당 이자를 못내 경매에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추홀구 3개동 72가구가 사는 C아파트도 한꺼번에 경매가 진행중이다. 7500만원에 전세를 사는 D씨는 “건물주, 공인중개사, 관리업체가 인감증명서와 공제증서, 이행각서까지 보여주고 써주는데 안 믿을 세입자가 어디 있겠냐”며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가자 이번엔 컨설팅업체는 경매 물건을 사라며 사채까지 알선해 준다고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미추홀구 관내에 60가구가 있는 E아파트는 이미 경매로 낙찰자가 결정돼 세입자는 집을 비워줘야 할 판이다. F씨(45)는 전세 9000만원에 지난해 8월 입주했지만 집주인이 1억5500만원의 은행 근저당 이자를 내지 못하면서 경매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E아파트 낙찰가는 1억1000만∼1억5000만원 정도이다.
F씨는 “동네에서는 1억1200만원에 낙찰받은 집주인이 임차인에게 1억8000만원에 집을 사든지, 아니면 집을 비워달라고 한 경우도 있다”며 “E아파트 세입자들은 이제 모텔을 알아봐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천시청에서 21일째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G씨(60)는 “82살 어머니가 폐지를 줍는 등 혼자서 어렵게 벌어 마련한 전세금 7800만원을 모두 떼이게 생겼다”며 인천시에 대책을 호소했다.
인천 미추홀구에 전세 사기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세 사기는 나대지와 단층 주택을 헐고, 은행에서 대출받아 지은 나홀로 아파트나 빌라·연립 주택 등에서 주로 벌어지고 있다. 대형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 인기가 없어 분양이 안되자 임대인들이 전세를 놓아 매매가도 없다. 집 살 돈이 없는 서민들이 싼값으로 전셋집에 들어갔다가 평생 모은 재산을 잃고 길거리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 채 전세 사기를 당했던 입주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을 공유했고, 미추홀구 피해 입주민들은 자체적으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대책위원회(전세사기대책위)’를 꾸리고 정부와 인천시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전세사기대책위 관계자는 “전세 사기는 집주인이 은행에서 빌린 원금의 이자를 못내고 전세금 빼돌려 다른 곳에 투자했다가 경기 불황으로 자금줄이 막혀 경매에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은 건물을 짓기 위해 돈을 빌려주고 이자까지 챙기면서 경매에서도 선순위 임차인과 후순위 임차인의 근저당 금액이 동일하게 설정돼 있어 공모 의혹도 있다”고 말했다.
전세사기대책위에는 16개 단지 1000여 가구가 넘게 가입했다. 피해 금액도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사기대책위는 피해 입주민을 위해 긴급주거지원과 경매중지, 전세사기피해 지원 원스톱 센터 설립, 전세자금대출기한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피해가 커지자 인천 미추홀구는 태스크포스(T/F)팀까지 만들었다. 미추홀구는 현재 651가구의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전세 계약이 끝나고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보증사고도 지난 9월 기준 195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인천시와 함께 피해구제선터 설치를 국토부에 건의하고 있으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도시공사(iH)의 임대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경찰청은 미추홀구 전세 사기 사건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50여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며 “조만간 주범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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