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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 근무’ 자리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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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서맘
작성일23-07-01 07:46 조회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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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직원 A 씨는 지난해부터 로드바이크(빠른 속도를 내는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서울에서 강원 춘천시까지 로드바이크를 타고 1박 2일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A 씨가 자전거 타기에 재미를 붙인 것은 지난해 3월 ‘해피 프라이데이(Happy Friday)’ 제도가 생기고 나서부터다. 2주간 80시간 이상 근무한 직원은 연차 소진 없이 두 번째 금요일(지난해는 세 번째)에 자유롭게 쉴 수 있는 제도다. A 씨는 “금·토 자전거 여행을 다녀와도 일요일에 쉬면 돼 월요일 출근 부담이 덜하다”며 “다음 ‘해프날’(해피프라이데이 날)에는 가족들과 캠핑을 다녀오려 한다”고 말했다. A 씨는 “회사의 각종 복지제도 중 해피 프라이데이가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근로자의 꿈’처럼 여겨지는 주 4일 근무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주 40시간 근무’라는 큰 틀을 깨진 않으면서, 근무시간을 모두 채울 경우 월 1회나 2회 금요일에 쉬도록 하는 식이다. 주어진 시간 동안 집중근무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으로 직원들에게 일과 가정의 양립, 자기계발 기회, 충분한 휴식 시간 등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주 4일 근무가 가능한 여건도 하나둘 쌓이고 있다. 기술 고도화로 과거와 같이 투입하는 노동의 양과 시간이 생산량과 비례하던 시기가 지나고, 창의성이 생산성을 좌우하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재택근무, 비대면·원격 회의, 워케이션(일과 휴가의 합성어로 휴가지 근무를 의미) 등 새로운 근무 형태를 반강제적으로 경험했던 것도 주 4일 근무제의 문턱을 낮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주 4일 근무제는 정보기술(IT) 기업이나 직원 수가 많지 않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도입됐다면 최근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대기업들이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2004년 7월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된 지 약 20년 만에 이뤄지는 기업의 주 4일 근무 실험이 재계 전반으로 확산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 ‘월화수목일일일’의 현실화


23일은 삼성전자의 첫 ‘쉴금’(쉬는 금요일)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최근 임금 교섭 과정에서 한 달에 한 번 주 4일 근무가 가능한 제도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을 생산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디벨롭먼트데이’, 반도체(DS) 부문은 ‘패밀리데이’로 정했다. 매달 월 필수 근무시간(160∼168시간)을 모두 채웠다면 월급날(21일)이 있는 주 금요일에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회사 측은 ‘주 4일제’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개인별 월 근무시간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평소 쌓아둔 초과 근무 시간을 월 1회 몰아서 쓰는 개념이지 주 4일제 실험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3월 도입한 ‘해피 프라이데이’도 유사하다. 2주일간 80시간 근무시간을 채우면 다음 주 금요일에 하루를 쉴 수 있다. 임원, 팀장부터 솔선하도록 하면서 시행 1년여가 지난 현재 안정적인 제도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 근무제들은 교대 근무를 해야 하는 생산직 직원에겐 해당되지 않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4조 3교대 등 근무·휴무 일정이 정해져 있어 별도 휴무일을 따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2020년 1월 해피 프라이데이를 도입했다. 네트워크 관리, 고객센터, 유통망 운영 등에 필요한 최소 인력만 출근한다. 금요일에 이르게 퇴근하는 ‘4.5일 근무제’ 방식인 ‘슈퍼 프라이데이’를 확장한 것이다. SK㈜,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2018년 11월 월 2회 주 4일 근무제인 ‘집중근무제’를 시범 도입한 뒤 2019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CJ ENM은 매주 금요일 오전 4시간 근무 이후 오후 4시간 근무는 자유롭게 외부활동을 할 수 있던 ‘비아이플러스(B.I+)’ 제도를 개편해 격주 금요일을 8시간씩 외부활동을 할 수 있는 ‘비아이플러스 데이’로 운영한다. 이날은 업무용 PC가 모두 꺼지도록 해 사무실에서 업무 대신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기존 매주 금요일 4시간씩 쉬던 것을 격주로 줄인 대신 하루를 오롯이 자기계발에 사용할 수 있도록 바꾼 것이다.

● 핵심은 ‘임금 유지’와 ‘지속가능성’


주 4일 근무제를 바라보는 기업과 근로자의 시각은 다르다. 근로자 입장에선 적게 일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단, ‘임금이 줄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한국리서치가 2021년 10월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 도입에 대한 의견을 묻자 찬성이 51%, 반대는 41%로 집계됐다. 세대별로는 나이가 어릴수록 찬성 의견이 많았다.

다만 임금이 줄어들면 생각이 달라진다. 임금이 줄어도 주 4일 근무를 하겠다는 응답은 29%뿐이었다. 응답자의 64%는 ‘임금이 줄어든다면 주 4일 근무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고령일수록 이 격차는 더 컸다.

기업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실 주 4일제 도입은 단순한 복지 확대 차원이 아니다. 자기계발, 일과 가정의 양립, 직장에 대한 만족감 등으로 근로자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평소 집중근무로 불필요한 업무나 낭비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노동’의 양과 질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쉬운 과제는 아니다. 사내에서 적용 가능한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 사이에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지난해 7월 카카오는 ‘격주 놀금제’(2주마다 주 4일 출근)를 도입했다가 6개월 만에 폐지했다. 지난해 10월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 사태를 겪으며 전사 차원의 위기 상황이 이어진 게 변수긴 했다. 하지만 놀금에 쉴 수 없는 필수 인력들에 대해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된 게 놀금제 폐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019년 6월부터 주 4일 근무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온 교육기업 에듀윌의 경우 비상경영에 들어서며 주 5일 근무제로 복귀했다. 이른바 ‘줬다 뺏는’ 셈이 된 것이다. 주 4일 근무제를 포함해 각종 복지제도가 줄어든 영향으로 퇴사한 직원도 적지 않다고 전해진다.

http://n.news.naver.com/article/020/0003505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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